[김승련의 현장 칼럼]‘개문발차’ 주 52시간

2018-07-04 1



[리포트]
찰리 채플린이 연출하고 직접 주연을 맡은 무성영화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입니다.

그는 잠시도 쉴 틈 없는 공장을 우스꽝스럽지만 아프게 그려냈죠. 우리나라 근로자 연평균 노동시간 2052시간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노동시간이 깁니다.

오늘의 우리 모습도 영화 속 찰리 채플린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과로사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을 찾으려는 아우성이 들려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여야 국회의 선택은 주 52시간 근무제였습니다. 오늘이 시행 나흘째인데요. 장마빗길에 40대 버스기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제게 휴대전화를 쥐어줬습니다. 거기엔 빼곡한 운전 일정이 있었습니다.

일산과 서울을 하루에 6,7번...이틀에 한번씩 하루 15시간, 최대 18시간을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수당이 줄어들 것을 걱정했습니다. 쉬고 싶지만,더 쉬면 삶은 더 팍팍해 지는 역설이 이 버스기사만의 일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얼마나 삶의 현장에 가까이 다가서서 국민의 마음을 읽었을까요.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주 불호령을 내렸지요. "사무실에 아무도 없어도 좋다"면서요.

우리 공직자들 진작 이랬어야 하지 않을까요? 주 52시간 근무제의 정신은 이겁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너무 급하게 달려왔으니 이제는 좀 천천히 가자는 것이지요.

하지만 52시간 정책은 마치 문 열고 급하게 출발부터 하고 보자는 버스같습니다.

이른바 '개문발차' 방식의 정책 추진. 조금 느리게 가자는 52시간 근무시대엔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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